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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끊으면 현실적으로 생기는 변화

2016-10-20 16:56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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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처럼 아주 늦게까지 깨어있던 어느 날 밤에 카페인을 끊자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카페인 음료를 많이 마시는데, 카페인을 끊으면 더 잘 쉴 수 있을지, 카페인을 지금처럼 자주 마시지 않으면 어떨지 궁금해졌다. ‘길모어 걸스’에서는 카페인을 잔뜩 마시는 게 긍정적이고 묘한 상태라고 하지만, 건강 전문가들의 말은 다르다.

평소에 수면이 부족하고 인공적으로 기운을 북돋는 사람은 결코 나만이 아니다. 헨리 포드 병원의 수면 연구소장 크리스토퍼 드레이크 박사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며 산다고 말한다. “1시간 잠을 덜 잤다고 해서 삶이 망가지는 건 아니지만, 누적되면 만성 수면 제한이 된다.” 그리고 커피의 카페인은 졸린 기분을 덜어줄지는 몰라도, 필요한 수면의 양은 마찬가지다. “카페인은 분명 그 영향을 최소화하고 정신이 초롱초롱한 기분이 들게 해주는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동시에 만성적 수면 부채를 쌓는 것이다. 금세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가 된다.” 먼저 적당한 양의 커피는 나쁘지 않다는 걸 말해 둬야겠다. 의존(과 금단)은 실제로 있지만, 연구에 의하면 적당한 양의 커피는 심장병, 파킨슨씨 병, 당뇨병 등을 막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물질들이 그렇듯 카페인은 적당히 사용해야 하고 주의가 필요하다. 휴식의 대체재로 써서는 안 된다. 드레이크 박사는 수면 박탈의 영향은 취한 것과 비슷하다고 하며, 졸음 때문에 작업과 운전 중 사고가 흔히 일어난다고 말했다. 수면이 부족하면 체중 증가와 당뇨병 발병 위험성도 높아지는데, 이 두 가지는 내 가계도에 흔하다.

“수면을 우선 순위에 놓는 게 중요하다.” 드레이크 박사의 말이다.

그래서 수면을 중요시하기로 했다. 나는 정신적으로 준비를 하고, 가족들에게 경고하고, 너무 졸린 상태가 되지 않는 방법을 찾아보았다. 카페인을 끊으면 금단 현상이 올 것이기 때문에 애드빌 리퀴젤을 사두고 드레이크 박사가 옳다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수면을 우선 순위에 놓아야 한다. 9월 한 달 동안 나는 카페인을 끊은 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전부 기록할 것이다. 도전 형식으로 하니 더 재미있어 보이지만, 중요한 문제가 있다. 따뜻한 커피 컵을 양손에 쥐고 있지 않은데 오후 2시에 어떻게 좋은 사람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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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 I: 수면

앞서 말했듯, 내 최악의 수면 습관이 9월 한 달 동안 카페인을 끊기로 한 가장 큰 이유였다. 나는 카페인을 마시지 않으면 조금 일찍 잠들 수 있길 바랐지만, 기대치는 낮았다. 나는 약 7살 때부터 불면증이 있었다. 카페인을 끊는다고 하루 아침에 그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았다.

너무나 고맙게도 내 생각은 크게 빗나갔다.

9월 거의 내내 나는 지친 강아지처럼 빨리 잠들었다. 침대에 들어가서 불도 끄지 않고 곧바로 곯아떨어졌다. 심지어 밤에 깨지도 않았다. 물론 내가 무언가에 유달리 집중하고 있어서 잠들기 힘든 밤도 있었지만, 대부분 나는 금세 잠에 빠져들었다.

딜레마: 일찍 잠들어서 8시간 동안 푹 자고 나면 너무 일찍 일어나게 된다. 그래서 나는 4시 반이나 5시 정도에 일어났다. 카페인이 없으면 그렇게 일찍 일어나는 건 무의미하다. 직장에서도 훨씬 더 빨리 지치고, 배도 더 빨리 고파졌다.

해 뜨기 전에 일어나니 정말 어른답다는 기분은 들었지만, 일찌감치 피곤해지기도 했다.

수면 점수: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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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 II: 건강

9월 1일 오전 10시 19분에 벌써 두통이 찾아왔다. 처음에는 가벼웠다. 내 몸이 수동적으로 얼른 몸에 커피를 넣어달라고 신호를 보낸 것이다. 하지만 퇴근 무렵에는 머리가 너무 지끈거려 구역질이 날 정도였다.

카페인 없이 지낸 9월 한 달 동안 나는 욕지기를 아주 많이 겪었고, 좋지 않은 기분을 느끼지 않아도 되도록 오후 7시에 잠자리에 든 것도 한 번 이상 있었다. 친구들과의 약속을 취소했고, 진정 효과가 있는 페퍼민트 밤을 목덜미에 발라보았고, 물을 많이 마셨다.

반 개월 정도 지나자 두통이 훨씬 줄어들었지만, 첫 15일 동안은 평생 그 어느 때보다 과민 상태였다. 다들 좋은 의도로 행동했지만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노려보기, 입술 깨물기를 많이 했다. 친구들과의 단체 채팅 방에서 내게 스크럽스(나는 이걸 보면 무조건 불안해진다) 시즌 1 DVD를 주자는 농담이 나왔다. 나는 잭 브라프의 2000년대 머리를 생각하니 너무 화가 나서 폭발하지 않도록 전화를 끄고 아예 답을 보내지 않았다.

그러나 두통과 짜증의 기간이 끝나자 빠른 속도로 훨씬 좋아졌다. 의사에게 가보니 혈압이 낮아졌다(!)고 했다. 불안함도 달라졌다. 불안한 생각은 들었지만, 불안이 높아질 때면 카페인을 마실 때에 비해 훨씬 더 빨리 진정할 수 있게 되었다.

15일 동안은 비참했지만, 그게 끝나자 다 좋아졌다. 그래도 상당히 불안했지만 그건 원래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건강 점수: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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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 III: 생산성

나는 카페인을 마시면 일을 많이 할 수 있다.

내 보통 스케줄은 8시 30분부터 5시까지 사무실에서 일하고, 저녁을 만들고, 밤에 글을 쓰는 것이다. 카페인이 없으니 피곤할 뿐 아니라 활기가 전혀 없어졌다. 글 쓰는 게 필요한 활동이 아닌 하기 싫은 일로 느껴졌다. 카페인이 없는 9월 이전의 1년 동안 내가 밤에 글을 쓰지 않은 날은 한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9월은 정반대였다. 글을 거의 쓰지 않았다.

마치 운명처럼, 몇 달 동안 계획해 왔던 틀어박혀 글만 쓰기로 했던 걸 9월에 하게 되었다. 주말에 한참 글을 쓰긴 했지만, 계단을 오르내리고,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토티야 칩을 입에 밀어넣으며 보낸 시간도 많았다. 내 평소의 집중 수준은 아니었다.

생산성 점수: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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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 IV: 돈

나는 카페인이 내 재정에 얼마나 부담을 주는지 궁금해져서 지출 내역을 살펴보았다. 8월에 남편과 나는 커피 값으로 던킨 도너츠에서 35달러, 스타벅스에서 5.18달러를 썼다. 레스토랑과 주유소에서 카페인 음료 값으로 126달러 정도를 썼고, 가게에서 다이어트 코크 12캔짜리 묶음을 16달러를 주고 샀다. 내가 마시는 커피는 거의 다 직장에서 마시는 거라 공짜다(고맙습니다 사장님). 하지만 다 합쳐 우리 둘이 245.16달러를, 나 혼자만 122.58달러를 카페인에 쓴 셈이다.

내가 30일 동안 사지 않은 카페인이 든 제품들은 다음과 같다.

• 커피
• 차, 맛없는 차나 잠 오게 만드는 차는 제외
• 대부분의 탄산 음료. 놀랍게도 바크 루트 비어 포함(대부분의 루트 비어와 달리 여기엔 카페인이 들어간다!)
• 디카페인 커피(이름에 거짓말이 들어있다)
• 초콜릿

카페인을 마시지 않으면 ‘치포틀 소프리타스와 뭘 같이 마실까’의 선택지가 정말 줄어든다. 나는 스프라이트는 정말 싫어하는데, 이유는 a) 설탕물이고 b) 어렸을 때 아파서 집에 있어야 했을 때가 생각나기 때문이다. 나는 탄산을 좋아해서 가끔 탄산수를 마시기도 했지만 주로 그냥 물을 마셨다. 라크루아 3팩(3.99달러), 괴로울 정도로 역겨운 카페인 프리 차 둘(하나에 2.34달러), 마켓 팬트리 탄산수(2달러 미만)를 샀다. 던킨 도너츠에 한 번 가서 크림 치즈 없는 베이글을 하나 먹었다(0.99달러). 내가 9월에 카페인을 마시지 않아 아낀 돈은 총 107달러가 된다.

돈 점수: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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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숙면의 수호자 드레이크 박사와 통화하다가 나는 중요한 질문을 했다. “박사님은 카페인을 드시나요?”

그는 이 질문을 듣고 웃더니 정직하게 대답했다. “네.”

카페인을 영영 안 마시고 살 생각은 없다. 2016년 10월 1일에 나는 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최근 큐리그 커피머신 소리가 ‘고양이가 온수 파이프를 씹는 소리’ 같다는 묘사를 읽은 적이 있다. 그 말은 사실이고, 요즘 난 그 소리가 정말 좋아서, 내 컵에 커피가 찰 때 나도 모르게 괴상한 미소를 짓기도 한다. 가장 정직한 형태의 아름다움이다.

카페인을 마시지 않게 되며 깨달은 이상한 것 중 하나는 카페인이 우리의 사교 행사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는 점이다. 물을 마시며 그룹 라이팅을 하면 분명히 뭔가 매력이 떨어진다. 예전처럼 카페인을 많이 마실 생각은 없지만, 아침에는 마시려 한다. 그리고 직장에서 필요하다면 오후 2시에도 마시겠다.


저는 커피 중독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커피를 하루에 한잔씩은 꼭 마시고 자야 직성이 풀리곤 합니다. 카페인 중독인가요 이정도면? 뭐, 특별한 일이 있지 않고서는 웬만해서는 마시는 편인데,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직장인들, 만성피로 이신 분들도 늘 커피를 달고 사실 텐데요. 커피를 끊으면 이런 효과가 있다고 하네요. 매우 현실적이고 묘하게 빠져들어가는 글입니다. 커피의 장점도 있겠지만 뭐든지 많이 마신다면 해롭지 않을까요?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 뭐든 지나치지 않게 적당히 먹도록 합시다! 사실 모든 일에 '적당히'라는 건 어렵지만 말이죠! 


[I Gave Up Coffee For A Month — And Here’s What Happened 번역, 편집한 것을 허밍턴포스트US에 개제 된 글을 발췌해 온 내용입니다.]